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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불씨

희노애락 | 기쁨과 즐거움의 차이는 무엇인가


▷목차

     

    희락돈까스

    영등포에는 요즘 점점 줄어드는 옛날식 백반집이라든가 저렴한 가격의 국숫집이라든가 어른들이 한 끼 든든하게 먹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.
    영등포 시장역 근처에 가면 희락돈까스라는 옛날 돈까스 집이 있다.
    그곳에 들어가 왕돈까스를 주문하고 왕돈까스를 썰면서 이 가게의 이름은 왜 "희락돈까스"일까?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.
    희락... 사장님의 이름인가? 검색해 보니 희락이 기독교 쪽에서 가끔 쓰는 단어인 것 같기도 하고,
    나는 희노애락이 떠올랐다. 희노애락에서 분노의 노와 슬픔의 애를 빼고,
    기쁘고 즐거움만 남겨둔 돈까스를 판다는 것 아닐까.
    얼마나 희망차고 기분 좋은 의미인가. 먹는 돈까스가 더 맛있어지는 느낌이다.

     

    "희 노 애 락"

    그래 희락이 그런 의미라고 치자.
    근데 기쁨과 즐거움의 차이가 뭐지?
    왜 옛 어른들은 희노애락이라면서 감정을 기쁨, 분노, 슬픔, 즐거움 이 4가지를 대표적으로 꼽아서 사자성어를 썼을까?
    마치 색의 3 원색처럼 감정을 구성하는 근본 감정을 희노애락으로 네 가지로 보았던 것일까.
    기쁨과 즐거움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궁금함이 생겼다.
    막연이 생각하면 기쁨과 즐거움은 같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.
    그럼에도 사람들은 기쁨과 즐거움을 구분해서 쓰는데, 지금 나는 그 의미를 모르겠다.
    그래서 살짝 검색해 보았다.
    희노애락에서 즐거움과 기쁨의 차이가 무엇인지,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진 한 사람이 있었다.
    그리고 그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"즐거움은 단순한 쾌락이고 기쁨은 더 복합적이다"
     

    기쁨과 즐거움의 차이

    그 해석과 내가 생각하는 기쁨과 즐거움은 달랐다.
    그 글로부터 힌트를 얻어 기쁨과 즐거움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.
    간단히 말하자면
    기쁨은 결과에서 나타나는 감정이고,
    즐거움은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이다.
     
    그 이유는 기쁨은 성취를 통해 나타는 감정이고,
    즐거움은 성장을 통해 나타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.
    기쁨과 즐거움 모두 단순 쾌락의 감정이 될 수도 있고, 동시에 복합적인 감정일 수 있다.
    내가 볼 땐 즐거움이 더 복합적인 비율이 높은 감정이다.
    우리가 마라톤을 뛴다고 가정해 보자.
    완주 후 느끼는 우리의 감정은 기쁨이다. 왜냐하면 결승지점에 도달하는 성취를 해냈기 때문이다.
    하지만 뛰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기쁨이 될 수 없다. 어떤 성취가 없고 힘듦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.
    사실 뛰면서 우리는 괴롭지만은 않다. 뛰면서 느끼는 우리의 감정은 미묘하지만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.
   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그 순간에 우리는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그 사실이 우릴 즐겁게 만든다.
    숨이 차고 발이 아프다는 것도 내가 나아가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로서 힘들지 않고 즐거워지는 것이다.

    완주 후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이 즐거움일 수는 없다.
    끝에는 즐거움이 없다. 현재 진행 중일 때만 즐거움이 있다.
     

    기쁨이 좋나 즐거움이 좋나

    그렇다면 기쁨과 즐거움 중 어떤 것이 우리에게 더 유익한 감정인가?
    나는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.
    하지만 기쁨이 없는 즐거움은 공허하며, 즐거움이 없는 기쁨은 허무하다.
    우리가 로또를 살 때는 즐거움이 없다. 성장이 없기 때문이다.
    그리고 만약 당첨이 된다면 기쁨만 있을 뿐이다.
    기쁨만 원한다면 과정에서 생기는 고통과 인내를 견디지 못한다.
    그렇게 되면 즐거움과 성장 없이 이룰 수 없는 기쁨만 꿈꾸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.
    즐거움만 원한다면, 단순한 즐거움을 느끼고자 어리석은 기쁨만 갖게 된다.
   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나의 캐릭터는 성장한다, 그로 나도 성장하는 느낌을 받게 되며 즐거움을 얻는다.
    하지만 게임에서 결국 얻을 수 있는 성취의 크기는 다른 성취보다 작을 것이다.
    내가 게임에서 부자가 되었을 때 누군가는 현실에서 부자가 된다.
    그리고 그 성취에서 생기는 기쁨의 크기는 다르다.
    하지만 즐거움의 크기는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.
    결론을 말하자면 기쁨과 즐거움은 2개가 한 묶음으로 중요하다.
    하나라도 빼면 우리는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.
    우리는 큰 기쁨을 꿈꿔야 한다. 큰 성취를 위해서.
    그리고 우리는 즐거움과 함께해야 한다. 성장을 위해서.